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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대미술

(햄버거,바나나,피자를 예술작품으로) 패스트 패션이 예술로 바뀌는 매직! "김은하 작가"

by 갖고싶은예술 2023. 5. 19.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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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하 작가는 현대 소비사회에서 빨리 버려지는 페의류와 소품 등을 이용해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어 예술품을 탄생시킵니다. 새로운 것들을 찾고, 쉽게 버리는 현대인들의 문제점을 역발상하여, 당시의 추억과 소중한 순간을 기억하게끔 하여, 그 당시에 느꼈던 감정을 담아 새로운 아름다움을 창조해 나가는 그녀의 작품소개, 예술에 담긴 그녀의 철학,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생각을 알아보겠습니다.

    김은하작가의 작품소개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너무 빠른 유행으로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 화려하지만 영양가가 없는 패스트푸드로 현대사회를 빗댄 설치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버리는 일은 자연스러운 행동일지도 모릅니다. 김은하 작가는 조금 다르게 생각했습니다. 쓸모는 없지만 차마 버릴 수 없는 물건을 활용해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고 새로운 기억을 쌓아갑니다. 그렇게 다시 생명을 얻은 창조물은 이젠 결코 버릴 수 없는 작품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김은하 작가는 폐의류로 이것저것 만들면서 설치 작업도 병행합니다. 어릴 때부터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걸 좋아해서, 환경에 기초한 업사이클링이라는 개념보다는 단지 옷이라는 재료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과 흥미만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정작 학부에서는 페인팅을 전공했습니다. 당장 한 철만 입고 버리는 옷이 굉장히 많다고 느낀 그녀는 구질구질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버려지는 옷을 보며 저는 제 추억이 버려지는 기분이 들었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물건에 대해 자기 자신을 투영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부분이 김은하작가에겐 옷이였습니다. 필요 없어졌더라도 버리기엔 마음이 내키지 않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김은하 작가는 집에서 창작을 하고 있습니다. 딱히 의도한 건 아니고, 아직 마땅한 작업 공간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개인 창작 공간을 가지는 게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꿈이라고 합니다. 예민한 편이라 비교적 소음에 방해받지 않는 새벽 시간대에 주로 작업을 해서, 언젠가 생길 김은하 작가의 창작 공간에 대한 작은 소망을 꼽아본다면, 소음 문제로 신경 쓸 일이 없고, 주변에 풀로 둘러싸이길 바란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자연인처럼 산속으로 들어가는 방법밖에 없는 것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답니다. 그녀는 최근 음식을 다룬 작업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습니다.

    햄버거
    햄버거

    창작과정

    처음에는 패스트 패션과 영양가 없는 패스트푸드를 연관 지어 시리즈 작업을 시작했습니다.시리즈라고 하기에도 머쓱한 게, 햄버거, 피자에서 멈춰버렸다고 합니다. 먹지 못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는 게 당시에는 되게 재미있는 생각이라고 느꼈는데 지금 보면 더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김은하 작가는 일반적인 것을 조금 다르게 하기, 예를 들면 크기를 다르게 한다든지, 물체의 질감 자체를 다르게 한다든지 조금은 비틀어서 생각하는 것에 대해 흥미를 느꼈습니다. 좋아하는 단어 중 ‘뜬금없다’가 있는데, 이게 제 작업관이나 영감을 어느 정도 설명해줄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작품 사진을 찍는다고 가정했을 때 그냥 걷다가 도로 한가운데에 뜬금없이 작품이 자리 잡고 있으면 재밌겠다 생각이 들면 어울릴 것 같은 이미지와 합성을 해보기도 하고, 식구들과 대화 중에도 ‘이거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 싶으면 시도해보곤 합니다. 사실 콘셉을 명확하게 잡고 시작하는 편은 아니고, 거의 대부분 상상으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간에 기록이나 작업 메모 등 과정을 잘 남겨두지 못하는 게 정말 아쉽답니다. 재료는 마음에 드는 질감이나 색감, 원하는 부분이 나올 때까지 찾고 또 찾아서 옷이 가지고 있는 텍스쳐나 프린팅된 것을 해체하고 이를 각각 어울리게 만들었을 때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바나나
    바나나

    인터뷰를 통해 그녀의 생각을 듣다.

    Q: 요즘 작업에서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무엇인가요?

    A: 저는 ‘엥 이게 옷이야?’ 하고 가까이 다가왔다가 ‘헐 진짜 옷이네? 우와’ 하는 반응이 좋습니다. 볼 때 재료가 한눈에 보이기보단 숨은그림찾기처럼 찾아보는 재미가 있었으면 합니다. 옷에 있는 프린팅이나 문구를 그대로 사용하거나 콜라주하는 일도 좋아합니다.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해석되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더 재미있고 흥미롭답니다.

    Q: 최근 작업에서 만족하는 부분과 불만족한 부분이 궁금합니다.

    A: 불만족스러운 점은 항상 넘쳐납니다. 그중 작품이 주는 메시지의 깊이가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업사이클링 작업을 하고 있지만, 환경에 초점을 맞춰 시작한 작업은 아니었고, 작업을 통해 점점 알아가고, 지금도 계속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메시지에 대한 무게감이 부족하고 뒷받침하는 이유가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그렇다고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을 한다는 이유로 어렵게 풀어가고 싶진 않습니다. 애초에 제가 그런 무게감이 있는 사람은 아닙니다.

    Q: 창작자로서 어려움을 겪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이를 어떻게 극복하시나요?

    A: 저 스스로 창작자로서의 정체성이 이도 저도 아닌 사람인 것 같아서 줄곧 고민을 해왔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은근히 많이 받았기도 했고, 다른 창작자와 비교도 많이 했습니다. 작품이 주는 메시지의 깊이감에 대해서도 고민이 큽니다. 이런 게 제 기준에서 가장 어렵고 힘든 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딛고 넘어가야 하는 일이고 성장 과정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극복은 하지 못했지만, 당연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Q: 최근 들어 찾아온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무엇인가요?

    A: 직설적으로 말하면 돈 아닐까요?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좋아하는 일로 돈을 벌 수 있을까, 이걸로 돈을 버는 게 맞을까? 벌 수는 있을까 등등…… 또는 좋아하는 일(작업)과 상충하지 않게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앞으로 제가 계속 찾아 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으로선 좋아하는 일과 이를 위해 뒷받침해야 하는 비용을 버는 일에 필요한 시간의 비율을 맞추는 게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지만, 나중에 이런 고민을 우스갯소리로 치부할 시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Q: 작가님만의 독특한 생활방식이나 태도가 있다면 소개해주시겠어요?

    A: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제가 관심 있는 옷이나 액세서리 등을 고를 때 훨씬 더 오랜 시간 고민하며 고르게 된 것 같습니다. 비교적 오래 쓸 수 있고, 입을 수 있을 만한 퀄리티의 물건을 살 때 제 나름의 조그마한 실천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친환경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나 구매도 훨씬 높아졌습니다.

    Q: 작가님의 삶의 태도와 가치는 작업에 어떻게 묻어나나요?

    A: 감각적인 것이든 무엇이든 새로운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저만 할 수 있는 작품, 제가 재밌고 새롭다고 느끼는 작업을 하고 싶습니다. 업사이클링 작업이 아니더라도 제가 예술 활동을 지속하는 한 계속 쭉 그러고 싶습니다. 남들이 몰라줘도 제가 즐겁고 행복하면 되지 않을까요? 항상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진심을 다하다 보면 언제 어디서든 빛을 발할 거라고 믿습니다.

    Q: 작가로 활동하면서 얻은 삶의 지혜가 궁금합니다.

    A: 아직 창작자로 활동한 기간이 비교적 얼마 되지 않아서 삶의 지혜라고 하니 너무 거창한 것 같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아직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지혜 대신 얻은 건 탈모와 다크써클 그리고 완전히 바뀌어버린 밤낮 같습니다.

    Q: 작가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창작자의 태도와 철학을 알려주시겠어요?

    A: 주변에서 하는 조언에 귀 기울이는 건 물론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거를 건 거르고 스스로 의심하지 않고, 흔들리지 말고 밀고 나가는 것도 필요합니다. 제가 정말 진실하고 솔직하게 살다 보면, 모두는 아니지만 누군가는 알아주고 안아주는 날이 온다고 믿습니다. 이건 굳이 창작자 말고도 모든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랍니다. 진정 맞다고 생각하는 게 있다면 불도저처럼 밀고 나가십시오. 쉽진 않겠지만, 이 순간이 마치 마지막인 것처럼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Q: 좋아하는 것을 지속하려는 창작자에게 ‘버티는 노하우’를 공유해주세요.

    A: 뜬구름 잡는 것 같은 시간이 당장은 힘들겠지만 쌓이고 쌓이면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받는 순간이 올 거라고 믿습니다. 가끔은 그 뜬구름을 가볍게 넘겨보십시오. 아무것도 아닌 듯 손으로 휙휙 저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리고 주변의 응원과 인정, 이건 정말 꼭 필요합니다! 혹시 주변에 창작자가 있는 분이라면 진짜 응원을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버티는 것보다 아예 놨다가 다시 시작하는 게 멘탈 회복에 좋더라고요. 그리고 술도……

    Q: 현재 작가님이 품고 있는 이상적인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A: 아무런 걱정 없이, 생각 없이 작업 공간에 갇히는 겁니다. 세상에 부정적인 일이 없어지고, 환경적인 이슈나 범죄와 전쟁에 대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말입니다. 그래서 밤낮도 모른 채 작업만 하며 사는 게 먼 미래의 이상적인 모습입니다.

     

    피자
    피자

    "Bon appétit !"

    불어로 '맛있게 드세요!' 라는 뜻! 김은하작가는 현대 소비사회에서 빠르게 소비되고 쉽게 버려지는 ‘패스트 패션’과 유사점에 주목하여 유행에 따라 쉽게 소비되었다가 금새 버려지는 옷들을 재료로 한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헌옷으로 만든 조각케이크, 조각난 원단으로 만들어진 채소와 과일들.. 버려진 라벨 한 때는 누군가에서 특별했을 옷들이 무수히 쌓여 만들어진 햄버거와 피자까지.. 관객들은 알록달록 다채로운 색감으로 완성된 작품에 가까이 다가서서 보다가 이내 뭐든지 빠르게 소비하고, 쉽게 버리는 현대사회 속 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예쁜 디저트 뒤에 숨어있는 메세지를 통해 관객들은 눈으로 '먹는'행위와 함께 그 속에 담긴 작가의 미학을 곱씹어 보게 되는것입니다. 먹을 수 없는 음식들이지만, 맛있게 드세요! 작가의 묵직한 메세지를 통해 한번쯤 멈추어 서서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서, 환경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시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과일
    과일

    전시배경

    전시장 벽에 걸린 대형 햄버거 재료는 야채와 치즈, 고기 패티가 아닌 헌 옷입니다.

    영국 미술품 컬렉터 데이비드·세레넬라 시클리티라 부부는 2019년 서울 인사동 갤러리에서 열린 수원대 미대 졸업작품전에서 그의 작품을 보고 수소문 끝에 연락했습니다. 작품 의미와 독창적인 소재에 반했으며 '코리안 아이(KOREAN EYE) 2020 특별전:창조성과 백일몽'에 참여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시클리티라 부부가 2008년 설립한 현대미술 후원 비영리기관 PCA(Parallel Contemporary Art)가 2009년부터 주최해온 한국 작가 후원 전시입니다. 김 작가의 햄버거 설치 작품 'Bon Appetit'는 이 전시 메인 작품으로 지난해 3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국립미술관, 10월 영국 런던 사치갤러리를 거쳐 현재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지하 1층 전시공간 '포스트(P/O/S/T)'에 걸려 있습니다. 시클리티라 부부가 이 작품을 구입했으며 오는 7월 25일 전시가 끝나면 영국 자택으로 가져갈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장에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코디최, 사진작가 이정진, 설치미술가 구정아, 비누작가 신미경, 붉은 산수화가 이세환, 신진 작가 이두원·강호연·백정기 등 현대 미술가 24명 작품을 펼쳤습니다. 아이돌그룹 '위너' 멤버 강승윤,송민호, 가수 헨리 등 K팝 스타까지 총 30명의 작품 90여 점이 출품됐습니다. 화가 오민(Ohnim)으로 활동하는 송민호는 지난해 사치갤러리에서 그림 5점을 펼쳤으며 이번에도 그의 내면을 표출한 회화 7점을 걸었습니다. 헨리는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펜듈럼(Pendulum·좌우로 움직이는 추) 페인팅 기법 작품 5점을 펼쳤습니다. 강승윤은 사진작가 유연(Yooyeon)이란 이름으로 사진 작품 14점을 내걸었습니다. 시클리티라 부부는 지난 22일 영상으로 연결한 기자간담회에서 "세 K팝 스타의 예술적 재능이 많아 선정했다"며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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